12월 14일
비가 많이 온다.
오늘 호스트 아줌마(나보다 어릴것 같은?)가 나에게 커피를 마실것인지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내가 또다른 금액(추가금액)이 필요한지 여쭤봤더니, 그런거 없단다...
이래도 되나..... 이 아줌마 살림... 괜찮은건가 나는 괜한 걱정을 하였다.
하여튼.
음식이든 커피든 무조건 배달을 시키는 듯 했다.
앞에 카페에서 배달을 시켜서 내 방까지 가져다 주셨다.
(아... 이 커피 진짜 맛있다. 커피와 차를 함께 주신다)
그리고 8시30분까지 올테니 기다려 달란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아줌마 무척 바쁘신 분이었다. 전자제품(스피커)을 판매하시는 분인데
하여튼, 8시30분은 아니지만 9시즈즘에 오셔서 아침을 주셨다.
다른데서 먹은것 보다 훨씬 깔끔한 맛이었고,
한국인의 취향을 아신건지, 아니면 원래 이렇게 먹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맛이 힘든(향이강한) 채소들은 올라오지 않았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너무 먹어서 인지.. 난 배불러서 점심은 먹지 못하고(소중한 한끼)
저녁을 먹었다.
아, 이 홈스테이는 볼때마다 500ml 생수를 주셨는데..
원래 베트남은 그런가 싶었더니,
아닌가보다. 다른 숙소는 물을 판매하였더랬다.
어쨌든 나의 취지가 어슬렁이었기때문에 어슬렁 거리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러다 해변근처에 있는 펍(그냥 천막 쳐놓고 맥주팔고 음료수 팔고 간단한 음식 파는곳)에서
맥주와 피넛버터바게트를 시켰다. 사실 배가 1도 고픈상태가 아니었지만.. 왠지 맥주 한캔만 먹기 너무 뻘쭘해서..(비가 오고 있어서 손님이 나밖에 없었다) 피넛버터바게트를 시켰다.
거의 남겼다..
맥주를 마시면서 얘기한 비가 엄청 오는 바다를 보는게 꽤 좋았다.
못다한 일기도 쓰면서 있는데, 파라솔이 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나에게 떨어졌다. 나는 놀라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해서 그저 웃으면서 '이게 뭐야' 했더니
ㅎㅎㅎ 근처에 있던 베트남분들이 웃고 난리가 났다. 어떻하냐는 둥, 닦아주시기도 하고 ㅎㅎ
나는 가끔 이사람들이 재밌다.
나는 사람들을 똑바로 쳐다보는걸 못할때가 있다. 무례하게 느껴질까봐.
근데 이사람들은 똑바로 쳐다보고 웃어준다.
언제나 그렇다.
그래서 참 재밌고 좋다.
비를 한 껏맞고 숙소로 돌아와 깨끗이 씻고,
조금 쉬다가 베지테리언 밥집을 갔다.
눈여겨 봐둔 곳인데,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간다.
잡곡밥과 연꽃잎차를 시켰는데, 그동안 베트남 음식을 먹으면서 좀... 훔... 조미료 맛같은게 많았는데 많이 씻긴 기분이었다.
간은 간간하게 되어있었고, 공심채는 간장으로 볶고, 연근은 된장 소스로 되어있었다.
맛이 깔끔하고 나름 괜찮았다. 특히 난 연꽃잎차가 좋았다.
계산을 하려고 나오려는데 갑자기 주인분께서(여리여리한 여자분) 자기가 5층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한국인이 살았으면 좋겠다 하셨다.
왜 베트남 사람은 살게 하면 되잖아 했더니. 너무 더럽게 쓴단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뭥미. 막 까. 하여튼 카페에 글을 올려 주긴 하겠다 하고, 주소랑, 이메일 주소를 받아서 왔다.
그리고 잘 잤다.
“내 큰아버지가 주정뱅이였어. 늘 술을 마시고 길에 누워 잠들고 했지. 그가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친척들의 첫 반응은 모두 같았어. “술 때문에?” 하지만 아니었어. 그는 어부였는데, 그날따라 맨정신에 일을 하러 나갔다가 태풍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지. 시체를 찾는 데만 며칠이 걸렸어.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좋아하는 술 실컷 마시게 놔둘걸. 왜 평생을 구박했을까.’ 장례식장에서 내 아버지는 엉엉 울면서 말했어.”
그런 말이 마유미에게 위로가 되지도, 그녀의 자책을 덜어지지 않았겠지만 적어도 한 가지 뻔한 진리를 상기시켜주는 효과는 있었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이 그런 거라면 먹고 싶은 거 먹고, 마시고 싶은 거 마시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우리는 합의를 보았다.
책 제목은 생각이 안나고 생각나면 올리겠다.
아마도 아이패드안에 있는 책들중 하나 일꺼다.
그날 어슬렁거리면서 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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